13년 전,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노트폴리오! 이제는 26만 명의 창작자를 보유한 국내 대표 포트폴리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 중심에는 플랫폼의 방향을 설계하고, 유저 경험을 고민해 온 창업자 ‘송진석’님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노트폴리오가 속한 회사 ‘스터닝’의 CCO로 계신 송진석 님께, 노트폴리오가 13년 동안 유저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지 물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진석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노트폴리오 창업자이자 총괄 운영하고 있는 송진석이라고 합니다. 대외적으로는 CCO라는 직함을 달고 있습니다. 연희동에서 귀여운 치즈 고양이 두 마리와 단란하게 지내고 있는 집사이기도 하고요.
회사에선 노트폴리오의 서비스 전략과 비즈니스 방향성 수립 등 제일 앞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관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우리는 달의 뒷면을 직접 보지 않아도 그 존재를 상상할 수 있듯, 학습을 통한 판단보다는 경험과 직관을 바탕으로 일하는 편이에요. 또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즐깁니다. MBTI로 따지면 N 99% 성향이지요!
Q. 노트폴리오, 어떻게 시작한 플랫폼인가요?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노트폴리오를 창업할 당시에도 해외에는 유튜브, 비핸스(Behance) 등 작업물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었어요. 하지만 국내에는 그런 플랫폼이 따로 없더라고요. 평소 디자인이나 예술에 관심 있었고, 광고를 전공한 터라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업 반 프로젝트 반으로 친구들과 노트폴리오를 만들었죠. 서랍 속 묵혀 있는 포트폴리오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게 목표였어요. ‘포트폴리오 광합성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이고, 날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명의 작가 혹은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보여줬어요. 그때 저희 프로젝트가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덕분에 서비스 론칭 전부터 자연스레 유저를 모을 수 있었죠.
당시 플랫폼 비즈니스는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도 막 성장할 시기였어요. 그래서 다른 플랫폼을 참고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창작자와 창작품을 더 잘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비핸스, 드리블 등 해외 플랫폼과 유사한 형태가 갖춰졌습니다.
> 노트폴리오 초기 페이스북 페이지 & 초기 로고
> 노트폴리오 초기 웹사이트
Q. 노트폴리오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브랜딩에 특히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우선 포트폴리오를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도록 브랜드 네이밍에 신경 썼어요. 노트(Note)는 ‘공책’과 ‘주목받다’는 뜻이 있잖아요. 그래서 누구나 포트폴리오를 주목하면서 노트처럼 쉽게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란 의미를 담았어요.
저희 톤앤매너는 ‘과하지 않은 친절함’이에요. 플랫폼 UI나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도 노트폴리오 자체를 내세우지 않아요. 진짜 주목받아야 하는 대상은 창작자와 창작물이기 때문이에요. 콘텐츠 디자인이나 메일링 등의 UI에서도 ‘노트폴리오가 준비했어요’보다 ‘창작자의 작업물을 소개해 드릴게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요. 최대한 저희가 튀지 않게 간단한 라이팅에도 조심하는 편이죠. 친절한 건 좋지만 과한 건 금물이라 늘 적정선을 유지하려고 해요.
Q. 노트폴리오가 13년간 이어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빠른 실행력과 좋은 회복탄력성 덕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일을 진행하기로 하면, 돈과 인력 등 모든 것이 리소스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 전에 최대한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하지만 일단 결정하면 누구보다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하죠. 덕분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해 볼 수 있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회복탄력성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곧바로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멘탈리티, 그리고 ‘나는 짱이니까, 결국 답을 찾아낼 거다!’라는 확신. 이런 마인드 덕분에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유저들이 노트폴리오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나 서비스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단연 노트폴리오 픽입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노트폴리오의 근본은 역시 포트폴리오 업로드죠! 노트폴리오 픽은 단순한 알고리즘, 유저의 영향력에 좌우되지 않고, 정말 좋은 작업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정성적인 큐레이션입니다. 매일 5개씩 선정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웹 기준 한 줄이 5개이기 때문!) 최신 작업이든 아주 예전에 올린 작업이든, 좋은 작업이라면 언제든 픽될 수 있도록 담당자가 매일 고심하며 신중하게 고르고 있어요. 선정 기준을 다 공개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주목받을 수 있도록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세워 운영하고 있답니다.
Q. 노트폴리오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노트폴리오를 믿고 선택하는 서비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업무상 창작자분들을 섭외할 일이 꽤 많은데, 그럴 때마다 “노트폴리오니까 진행하죠”, “노트폴리오니까 알아서 잘해주시겠죠”하고 흔쾌히 응해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도 ‘얘네는 우리한테 도움은 줬으면 줬지, 뭔가 잔머리를 굴릴 애들은 아니다’라고 생각해 주시는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해치지 않아요!
사실, 창업 초기부터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은 늘 하나였어요: “결국 이게 창작자에게 이로운 일인가?”.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갈등과 선택의 순간이 많았지만, 창업자 3인끼리는 항상 이 질문을 최우선으로 두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철학이 서비스 곳곳에 스며들었기 때문에 사용자분들도 신뢰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Q. 노트폴리오에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특정 순간을 꼽기는 어렵지만, 유저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함께 성장해 온 디자이너분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했다는 이야기, 저희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취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 등 종종 좋은 소식을 전해 듣는데요. 그럴 때마다 노트폴리오 덕분이라는 말씀을 꼭 해주시고, 연말연시에는 손편지나 선물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정말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묵직한 책임감과 함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Q. 노트폴리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 문화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효율적으로 일하자!” 입니다. 노트폴리오는 일반 기업과 달리 하루 근무 시간이 30분 더 짧은데요(7.5시간 근무). 이렇게 운영하는 이유는 물론 구성원의 복지도 있지만,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낮아지지 않나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주어진 시간이 짧아질수록 더 집중하고 압축적으로 일하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약간의 긴장감을 주는 장치라고 할까요? 물론, 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야근을 지양하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30분 일찍 퇴근하라고 해놓고 2시간 야근하면… 뭔가 앞뒤가 안 맞잖아요?
Q. 실제로 팀원을 뽑을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주어진 과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들을 주르륵 나열할 수 있더라고요. 이런 능력은 생각보다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아요. 평소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인과관계를 분석하며, 가상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사고를 즐기는 사람들이 그런 기질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Q. 노트폴리오,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해요!
단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넘어서 종합 디자인 콘텐츠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디자이너, 마케터, 일반 대중 모두에게 디자인을 매개체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방향성을 잡고 있고, 지금은 그 과정의 중간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포트폴리오 기능뿐만 아니라, 워크숍, 디자인캠프, 포폴챗 등 교육 프로그램부터 디자인 에이전시, 채용, 콘텐츠 미디어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인데요. 실제로 요즘 인스타그램이나 곳곳에서 노트폴리오의 소식을 자주 접하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그만큼 저희가 정말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ㅎㅎ
최종적으로는… 노트폴리오가 유저들에게 당연한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그리고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모든 분들의 니즈를 노트폴리오 플랫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고요. 때문에 노트폴리오를 경험하는 순간 유저가 서비스 효용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창작자에게는 수많은 기회와 성장의 장을, 기업이나 대중에게는 수준 높은 창작자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그 과정을 올바른 플랫폼 생계를 위한 건강한 방식으로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계속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힘들어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Q. 진석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자인 브랜드가 있다면? 그 이유는요?
제가 요리를 좋아해서 테이블 웨어나 가구에 관심이 많은데요. 요즘엔 ‘매직볼트’ 가구들을 아주 눈여겨보고 있고, 하나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미드센추리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다들 천편일률적으로 모듈 선반 같은 디자인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데요. 그 모듈 선반… 물론 저도 하나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아무튼, 매직볼트는 그런 트렌드에서 벗어나 뛰어난 컬러웨이로 독보적인 노선을 걷고 있더라고요.
저는 매직볼트의 거대한 빨간색 식탁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 존재감이 워낙 커서 이 식탁을 기준으로 모든 인테리어를 잡게 됐어요. 실사용을 해보니 예쁜 건 당연하고, 내구성과 마감이 정말 최고입니다. 프레임도 상판도 단단해서 절대 흔들리지 않아요. 그리고 빨간색이라 국물 닭발 먹다가 좀 튀어도 티가 나지 않아 좋아요. 아, 다만 단점은 매우 비싸다는 것…
Q. 진석님의 TMI를 두 가지만 알려주세요!
TMI 1. 굉장한 취미 부자이다.
가장 오래 한 취미로는 요리(특히 파스타)와 캠핑을 10년 이상 했고, 5년 전부터는 수영과 테니스를 즐겨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최고는 테니스인 것 같아요. 일주일에 4회 이상은 나가고 있고, 덕분에 체력도 좋아지고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테니스는 워낙 어려운 운동이고, 나름 소셜한 운동이라 진입장벽이 있지만(저도 I 성향이라 쉽진 않았습니다.) 그것만 견뎌낸다면 매우 훌륭한 평생 취미가 될 겁니다!
TMI 2. 키우는 고양이를 한 번도 만져보지 못했다…. 입니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첫째는 12년째 키우고 있는 끼리, 둘째는 2년째 키우고 있는 야물이입니다. 둘 다 스트릿 출신인데, 둘째가 구조 과정에서 트라우마가 있는지 사람을 극도로 경계해요. 그래도 요즘은 주변에서 서성이고 침대에도 가끔 올라오는데, 절대 터치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츄르 줄 때 턱을 살짝 스치는 정도만 해봤어요. 한 달에 1mm씩 가까워지는 느낌인데… 언젠가는 곁을 내어주길. ㅜㅜ
Q. 예비 노폴 팀원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해주신다면?
노트폴리오는 무엇보다 ‘밀도 있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회사’, ‘책임과 권한 그리고 보상이 아낌없이 주어지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연차가 높다고 일을 잘하고, 낮다고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그래서 인턴이나 주니어에게도 그 연차에서 경험하기 힘든 책임과 권한을 얼마든지 드리고, 그 성과에 대한 보상도 아낌없이 드립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한 인턴분에게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에 대한 대부분의 권한을 드렸는데요. 단기간에 모든 인게이지먼트 수치를 끌어올려 두 달 만에 조기 정규직 전환을 시켜드리기도 했습니다. 주도적이고 밀도 있는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들, 쌍수 들고 환영합니다!
예비 노폴러, 환영합니다냥. -끼리-